47명의 사상자를 낸 순천-완주 고속도로 연쇄 추돌 교통사고 현장에서 피해자 시신이 추가 발견돼 사망자는 총 4명으로 집계됐다. 대형참사의 시작점으로 추정되는 24t 탱크로리 운전기사도 사망했다. 경찰은 대형 화물차량들이 폭설로 결빙된 도로에서 감속하지 않았던 점을 주요 사고원인으로 보고 있다.
전북소방본부는 18일 오전 1시 10분께 전북 남원시 사매면 완주-순천 고속도로 사매2터널 사고현장에서 사망자 시신 1구를 추가 발견했다. 지난 17일 낮 12시 23분쯤 사매2터널 내에서 차량 30여 대가 연쇄 추돌했다.
사고는 약 710m 길이의 사매2터널 중 입구에서 약 100m 지점에서 발생했다. 최초 군용 장갑차를 실었던 화물차를 뒤따르던 또 다른 대형 화물차끼리 접촉사고가 있었고 약 11대의 차량이 터널 내부에 정차했다.
이후 속도를 줄이지 않은 24t 탱크로리 화물차가 터널 내부 결빙구간에서 미끄러져 옆으로 전도되면서 연쇄 추돌로 이어졌다. 탱크로리 화물차는 사고 당시 1만8000L의 질산을 싣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집계된 인명피해는 사망자 4명과 부상자 43명으로 파악됐다. 부상자 중 6명이 중상으로 전해졌다.
연쇄 추돌 사고를 조사 중인 전북 남원 경찰은 결빙된 구간에서 감속하지 않은 대형 화물차를 사고원인으로 보고 있다. 사고현장이 기록된 CCTV에서도 최초 접촉사고가 있을 당시 10여 대 차량은 서행했던 덕분에 큰 인명피해가 없었지만, 속도를 줄이지 않은 24t 대형트럭이 정차된 차량을 덮치면서 전도됐다.
이후 속도를 줄이지 못한 PVC 수송 화물차와 곡물 수송 화물차가 앞선 사고행렬을 덮치면서 화재가 시작됐다. 전도된 탱크로리 화물차에서도 질산이 누출돼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도 CCTV에 기록됐다.
경찰 관계자는 "군 장갑차 수송 차량과 뒤따르던 대형차가 접촉사고 뒤 뒤따르던 또 다른 군 수송 차량은 옆으로 피하고 승용차 등은 서행해 터널 1~2차로가 막혔었다"며 "전도된 24t 탱크로리 화물차를 기준으로 인명피해가 급증했고, 1차 사고가 발생한 구역의 11대 차들은 사망자가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대형 화물차들이 폭설로 결빙된 도로 구간에서 감속하지 않아 안전운전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대형 화물차는 차량 자체의 무게뿐만 아니라 실린 화물의 무게까지 감안해 노면 결빙 시 더 천천히 운전해야 한다"며 "대형 화물차들이 사고현장을 늦게 확인해 브레이크를 늦게 밟은 점도 있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노면도 상태를 보면 안전운전 의무위반이라 봐야 한다"고 했다.
경찰은 사망자의 신원확인을 위한 DNA 감식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화재로 인한 시신 훼손이 심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방관들이 지난 17일 사고 현장에 최초 도착했을 당시 수십 대의 차량이 뒤엉킨 채로 발생한 화재 때문에 발생한 검은 연기가 치솟으면서 내부 접근이 쉽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