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군사적 충돌을 포함한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면서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됐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4원 오른(원화가치 하락) 1170.8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개장직후 이란의 대미 보복공격이 시작됐다는 소식에 10원 넘게 급등했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1179.3원까지 오르며 1180원대 진입을 코앞에 두기도 했다.
이란은 이날 미국 공습으로 사망한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에 대한 보복 공격 차원에서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이라크 군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국 우방국들에도 "이란에 대한 미국의 반격에 가담하면 그들의 영토도 우리의 공격 목표가 될 것"이라며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미사일 공격 이후 트위터에서 "현재 피해 규모에 대해 조사하고 있고 현재까지는 괜찮다"며 "내일 아침 성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성명 발표시점은 한국시간으로 8일 밤이다.
트럼프 대통령 성명 내용에 따라 긴장상황은 더 악화될 수도, 완화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란의 미사일 공격 직후 성명을 발표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상황을 차분히 보고 확전을 자제할 의도였는지, 보다 더 강력한 보복 수단을 준비하려는 의도였는지는 드러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국영방송은 이날 이라크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 공격으로 미군 80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 고조에 국내외 증시가 급락했다.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24.23포인트(1.11%) 하락한 2151.3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3.4% 가까이 빠졌다. 일본 니케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모두 1% 넘게 떨어졌다.
한편 정부와 한국은행은 이번 미국-이란 갈등 상황에 대비한 별도 대책반을 꾸렸다. 정부는 이날 금융·외환시장, 유가, 수출, 해외건설, 해외물류 관련 범정부 대책반을 구성했고, 한국은행은 관련 부서를 중심으로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