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가 최악의 산불로 신음하면서 현지 스포츠 행사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호흡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2주 후 호주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는 두산과 LG, 롯데는 현지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두산은 호주 동남부 멜버른, LG는 동부의 시드니 블랙타운, 롯데는 남부 애들레이드에 각각 캠프를 차린다. 모두 산불 피해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는 지역이다. 산불이 언제쯤 진화될 지 알 수 없고, 캠프지가 화재가 일어난 산림 지역과 동떨어져 있더라도 연기가 바람을 타고 불어올 수 있다는 게 우려되는 부분이다.
현재 멜버른에서 진행 중인 2020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는 산불 연기로 타격을 입고 있다. 대회 조직위는 예선 둘째날인 15일 매캐한 연기가 대회장인 멜버른파크 상공을 뒤덮자 경기 개시를 2시간 가량 연기했다. 예선 첫날인 지난 14일 개막을 강행했다가 선수들의 원성을 샀기 때문이다.
남자 단식의 버나드 토믹(호주)은 연기 속에서 고전하다 예선 1라운드에서 패한 뒤 호흡기 치료를 받았다. 여자 단식의 달리야 야쿠포비치(슬로베니아)는 예선 경기 도중 연기 탓에 기침이 발작적으로 터져나오자 기권을 선언했다. 야쿠포비치는 1세트를 6-4로 따낸 뒤 2세트도 5-6으로 선방하고 있었지만 “기권하기 전에 의식을 잃는 것 아니냐”며 승리보다 안전을 선택했다.
LG는 직접적인 피해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류중일 LG 감독은 “캠프 장소가 산불 지역과 많이 떨어져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 캠프 갈 시기가 되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두산은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캠프지를 섭외한 현지 에이전트에게 (산불 피해 가능성 등에 대한) 별다른 이야기는 아직 듣지 못했다”며 “대안은 마련하지 않은 상황이다. 산불이 잡히기를 바라면서 현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