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유통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대목으로 불리는 졸업·입학 시즌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이어지면서 업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최근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유통업계 겨울상품 특수마저 사라진 상황에서 봄 시즌을 앞두고 이런 일이 터져 엎친 데 덮친 격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0일 방역을 이유로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전 점포, 현대백화점은 2곳을 제외한 13개 점포가 문을 닫는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들은 휴점에 앞서 문화센터 강의를 먼저 중단했다.
중국인 매출 비중이 높은 면세점도 단축 영업에 들어간다. 저녁 8~9시까지 운영했던 롯데면세점·신세계면세점 일부 점포는 영업 종료 시간을 저녁 6시 반으로 조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확산되면서 패션매장의 휴점도 잇따르고 있다. 중국 전역에 4000여개 패션 매장을 운영 중인 이랜드그룹은 우한에서 운영하는 20여개 브랜드 317개 매장의 문을 닫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소비자들은 지갑을 빠르게 닫고 있다. 사람들이 몰리는 쇼핑몰이나 백화점을 비롯해 식당가도 한산한 모습이다.
5년 전인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이유다.
설 연휴 직후 첫 주말이었던 1∼2일 주요 백화점 매출이 모두 급락했다.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가 증가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평소 대비 손님은 크게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의 지난 주말(1∼2일) 매출은 지난해 설 연휴 직후 첫 주말(2019년 2월 9∼10일)과 비교해 11% 감소했다. 특히 명동 본점의 매출이 30% 급락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지난 주말 매출은 12.6% 감소했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명동 본점 매출은 23.5% 줄었다. 현대백화점도 전체 매출은 8.5%, 본점인 압구정점은 7% 각각 감소했다.
업계는 이번 바이러스 확산으로 소비심리 위축이 장기화하면서 올 봄옷 장사에도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졸업과 입학식 등이 열리는 2월과 3월은 백화점과 패션업계의 성수기로 매출이 증가하는 시기다.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로 인한 유통업계의 매출 타격이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보다 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사태가 종결된다고 해도 소비 심리 위축으로 매출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명절 직후 생기는 소비 절벽 기간에 전염병 공포증까지 더해져 매출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사태가 장기화하면 5월 가정의 달 매출에도 영향을 미칠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