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G의 전자담배 플랫폼 '릴(lil)'이 세계 1위 담배회사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의 글로벌 유통 체인망을 통해 세계시장에 진출한다. 미국을 제외한 유럽, 중동 등이 필립모리스를 통한 릴의 1차 출시 대상지역으로 꼽힌다.
KT&G와 29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PMI와 릴의 해외 판매를 위한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행사에는 백복인 KT&G 사장과 안드레 칼란조풀로스(André Calantzopoulos) PMI 최고경영자 등이 참석했다.
이번 계약으로 KT&G는 궐련형 전자담배인 '릴 하이브리드' '릴 플러스' '릴 미니', 액상형 전자담배 ‘릴 베이퍼’ 등 4종을 PMI 글로벌 유통망을 통해 해외로 수출한다.
KT&G가 PMI에 릴 제품을 공급하면 일정 부분 로열티를 받는 구조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최초 계약 기간은 3년이지만, 향후 성과가 좋을 경우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체결키로 했다.
계약에 따라 KT&G는 릴을 PMI에 공급하고, PMI는 이를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에서 판매한다. 이날 PMI는 연내에 릴을 일부 국가에 우선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양사는 이날 구체적인 출시 예정국가와 수출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이 불거진 미국은 출시 예정국가에서 제외했다. PMI는 미국을 중심으로 유럽과 중동, 아시아 등 전세계 50여개국에 '전자담배계의 아이폰'으로 불리는 아이코스(IQOS)를 판매하고 있다.
미쉬라 디팍 PMI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어떤 시장에 출시할 것인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는 것이 PMI의 정책"이라면서도 "현시점에서 KT&G 제품을 미국에서 판매할 계획은 없지만 PMI가 진출해 있는 50여개 국가에서 상당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 유통되는 릴의 원활한 보급을 위한 아이코스 규격 도입 등 제품 변경은 하지 않을 계획이다. 릴에 장착되는 자체 궐련인 '핏, 믹스' 등도 계약에 따라 '릴'과 함께 공급함으로써 릴도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