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구업계 1위 한샘이 인테리어 O2O(온·오프라인 연계) 플랫폼 스타트업 ‘인스테리어’를 인수했다. 50년 창립 이래 첫 인수합병(M&A) 회사가 IT 기술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 업체라는 점에서 강승수 한샘 회장이 밝힌 디지털 강화 경영의 포석으로 해석된다.
10일 한샘과 인스테리어에 따르면 한샘은 작년 12월초 인스테리어 지분 전량을 인수하고 자회사로 편입했다. 인수금액은 기존 주주 계약상 일반에 공개되지 않는다.
인스테리어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인테리어 상담부터 시공까지 책임지는 설립 5년차 업체다. 약 4,000건의 시공 사례와 6만여장의 인테리어 공간 사진을 확보하는 등 관련 업계에서 성장세가 가팔랐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에이벤처스, 퀀텀벤처스코리아 등 4곳의 벤처캐피탈로부터 40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에이벤처스는 새벽배송시장 1위인 마켓컬리에 투자한 이력이 있다.
황인철 인스테리어 대표는 기존대로 인스테리어 경영과 한샘 경영진(비등기임원)을 병행한다. 황 대표는 인스테리어를 창업하기 전 한샘에서 13년간 근무하면서 경영기획과 투자업무를 담당해 한샘 사정에 밝다. 인스테리어 인력 23명도 종전대로 근무하게 된다.
한샘이 플랫폼사업을 자체 사업부로 두지 않고 인스테리어를 자회사로 거느린 형태로 플랫폼 사업에 나선 대목이 눈길을 끈다. 황 대표는 “사업부와 달리 자회사는 보다 독립적인 경영이 가능하다”며 “다양한 고객을 유치하는 플랫폼 사업 특성상 우리 회사 인수가 더 맞다고 본 것 같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외부 투자도 기존대로 유치할 방침이다.
인스테리어 인수는 지난해 12월 취임한 강승수 한샘 회장이 밝힌 ‘디지털 경영’의 일환으로도 볼 수 있다. 강승수 회장은 취임식에서 “리모델링 패키지 사업 다음의 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한다”며 “스마트홈, 스마티시티가 (성장 동력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더욱 구체화 해 한샘이 구글, 아마존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가구산업도 사물인터넷, 가상현실, 빅데이터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이란 변화의 기로에 섰다는 판단이다.
인스테리어는 인력을 통해 가구를 팔고 부엌을 시공하는 기존 가구회사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다. 시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하자, 비용 문제를 플랫폼으로 해결하고 다양한 고객 취향을 IT기술을 통한 데이터로 찾는다. 한샘은 당장 전국 450여개 리하우스 대리점과 인스테리어를 연계할 방침이다. 기존처럼 인력이 아닌 인스테리어란 플랫폼으로 고객을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황 대표는 “한샘은 IT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