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분데스리가2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다름슈타트는 8일(한국시각) 독일 드레스덴의 루돌프-하르비그 스타디온에서 열린 2019-20 독일 분데스리가2(2부 리그) 21라운드 디나모 드레스덴 원정 경기에서 3-2로 승리했다.
이로써 다름슈타트는 5승 11무 5패(승점 26)으로 11위에 자리했다. 지난해 11월 하노버 원정 이후 무려 3개월 만에 승점 3점을 챙겼다.
백승호 선제골 기점으로 역전한 다름슈타트
이날 디미트리오스 그라모지스 다름슈타트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특히 눈에 띈 것은 백승호의 전진 배치였다. 앞서 백승호는 주로 3선 중앙 미드필더를 맡았는데, 이날은 2선 공격형 미드필더에 포진했다.
토비아스 켐페를 중앙이 아닌 왼쪽 측면으로 옮기면서 교통 정리가 됐다. 뒤르순이 원톱, 2선은 켐페-백승호-혼삭이 받치는 형태였다.
다름슈타트는 전반 2분 만에 요셉 후스바우어에게 선제골을 내주는 등 출발이 좋지 못했다. 그러나 전반 8분 빠르게 동점골을 넣는 데 성공하며 흐름을 가져왔는데 주인공은 바로 백승호였다. 백승호는 빅토르 팔손이 후방에서 넘겨준 로빙 패스를 쇄도하면서 받은 뒤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백승호의 독일 무대 데뷔골이었다.
이 기세를 이어 다름슈타트는 역전에도 성공했다. 4분 뒤 캠페가 역전골을 터뜨렸다. 전반 43분에는 뒤르순의 추가골로 3-1로 앞서며 전반전을 마쳤다.
다름슈타트는 후반 12분 패트릭 슈미트에게 한 골을 내주며 추격을 허용했다. 후반 15분 마티아스 바데르 대신 패트릭 헤르만을 투입한데 이어 31분 백승호를 빼고 팀 스타르케를 넣었다. 후반 31분 드레스덴의 시몬 마키노크가 퇴장을 당하면서 흐름은 다름슈타트로 기울었다.
이후 경기를 주도한 다름슈타트는 한 골 차를 지켜내며 7경기 만에 승리를 챙겼다.
백승호, 2선 공격형 미드필더로 데뷔골
다름슈타트는 이 경기에 앞서 최근 6경기에서 5무 1패에 그치는 등 기나긴 부진에 빠져 있었다.
이번 드레스덴전에서도 불과 시작한 지 2분 만에 실점하는 등 불안감을 보였다. 하지만 그라모지스 감독이 꺼내는 백승호의 공격형 미드필더 출전이 신의 한 수였다. 전반 8분 백승호는 공격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천금의 동점골을 팀에 선사했다. 그리고 이후 다름슈타트는 2골을 내리 몰아치며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지난 시즌까지 스페인에서 활약했던 백승호는 올 시즌 독일에 둥지를 틀었다. 팀 내 입지는 좋았다. 줄곧 3선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하며 그라모지스 감독의 신뢰를 받았다. 하지만 좀처럼 골 소식을 전해주지 못했다.
특히 백승호는 지난달 30일 홀슈타인 킬과의 19라운드에서 선발 출전했으나 전반 38분 만에 교체되는 수모를 겪었다. 심지어 지난 20라운드 오스나브뤼크전에서 벤치를 지켰다. 그라모지스 감독은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백승호의 소극적인 플레이를 지적하며 상대 선수와 좀 더 경합할 것을 주문했다. 이 때문에 드레스덴전에 임하는 백승호의 동기부여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백승호는 2선 공격형 미드필더로 처음 배치돼 독일 무대 데뷔골로 그라모지스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수비 부담을 덜고 공격에만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
물론 아쉬움도 있었다. 볼터치가 28회에 머물렀고, 패스 성공률이 55%로 다소 낮았다. 향후 2선 공격형 미드필더에 어떻게 적응하느냐는 백승호에게 과제로 남을 듯하다.